1. 근퇴법의 목적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근퇴법은 퇴직연금이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 설계를 돕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이에 따라 퇴직연금 제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이에 따라 근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퇴직연금 시장도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주요 개정 내용은?
주요 개정 내용은 퇴직연금의 가입 대상 확대, 신규 사업장의 도입 의무화, 중간정산의 규제 강화, 기업의 최소 적립금 충당 의무화 등입니다. 우선 퇴직연금 제도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을 위주로 가입되면서 중소기업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외된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근퇴법 개정안에서는 개인퇴직계좌(IRA)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나 자영업자 등도 퇴직연금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IRA는 확정급여(DB)형이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도 추가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직이나 퇴직을 하는 경우에도 그동안의 적립금을 IRA로 자동 이전할 수 있습니다. 신규 사업장의 경우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합니다.
3. 법이 시행되면 중간정산 제도 활용은 어떻게 되나요?
정부는 올해 7월부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 개정안을 시행,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중간정산받을 수 없도록 할 방침입니다. 근퇴법 개정안에 따르면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개인 회생 혹은 파산, 천재지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한꺼번에 중간정산받을 수 없게 됩니다. 현재 퇴직연금 제도는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병행되고 있고 근로자의 중간정산 비율이 60%로 높은 편입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본연의 목적인 노후대비 자금 마련이라는 점에서 기능이 저하되고, 수급권 보호 역시 약화되고 있습니다. 법 시행으로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퇴직연금이 노후 대비를 위한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4. 은퇴 후 생활자금으로 기능이 강화되겠네요.
그렇습니다. 기존의 퇴직금은 이직이나 큰돈 필요 시 중간정산이 가능했고, 은퇴 후 일괄 지급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 부분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퇴직금을 바탕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상당수의 근로자가 사업이나 투자 등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따라 노후대비 자금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그동안 기업(퇴직연금 가입자)이 사내에 쌓았던 적립금을 금융회사(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기기 때문에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근로자가 후 일괄를 떼일 염려가 적고, 좀 더 전문적으로 운용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연금저축, 연금펀드, 연금보험)처럼 분할 지급이 돼 노후대비 자금으로 쓰일 확률도 높습니다.
5. 퇴직연금은 어떤 기준을 정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노후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면서 자신에게 알맞은 퇴직연금을 선택하는 것도 이제는 재테크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젊은 직장인이거나 대기업에 다닐수록 확정급여(DB)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직장 생활의 기간이 많이 남은 경우 이직이나 회사 정책에 따라 DC형 전환의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행 퇴직연금 제도는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반면, 반대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는 DC형의 경우 운용 수익률 차이가 서로 많이 나 DB형으로 전환 시 원금 산정도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기업은 급여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퇴직급여 원금(은퇴 직전 3개월의 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산정)이 상대적으로 많고, 운용 능력이 뛰어나도 급여 인상률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재테크에 자신 있다는 이유로 DC형을 종종 선호하기도 하는데,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잘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6.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경우 DB형이 유리하다면 중소기업의 경우 DC형이 유리한가요?
가입 기준으로 볼 때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 DC형은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선택하는 경우도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급여 인상률이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DC형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임금 피크제(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 연령이 되면 급여를 삭감)를 실시하는 기업에 다니는 경우에도 DC형이 유리합니다. DC형의 경우 해마다 오른 연봉에서 12분의1을 퇴직급여 원금으로 납입하기 때문에 임금 피크제에서도 불리하게 적용받지 않습니다.
특히 DC형은 납입금의 100%가 금융회사에 적립되기 때문에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원금을 떼일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DC형에서 가장 유의할 점은 퇴직연금 상품 구성이 다양한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원자재, 신흥국 등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펀드가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운용에 따른 리스크(위험 요소)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